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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그 세번째 이야기 (3rd. story in Annapurna)

-Chame(2620m)-Pisang(3190m)-Manang(3530m)

마낭에서 바라 본 틸초봉(7134m)
아주 드물게 구름이 살짝 자리를 비켜 설산이 보이기도 한다.

빈대에 물린 것 같다.
몸 여기저기에 물린 것이 열 군데가 넘는다. 계속 긁적긁적 대는 것이 볼쌍 사납다.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불을 끄고 침낭속에 들어가면 잠시 후 온 몸이 스멀스멀 거리는 것이 혹 내 몸에 알을 까 부화를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결국 일어나 담배 한 대 물고 다시 잠을 청해 보지만 이미 잠은 달아난지 오래다. 건전지로 작동하는 전자모기향을 침낭속에 넣어보기도 하고 모기스프레이를 뿌려보기도 하지만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어디서 옮겼을까?
어제 잔 숙소는 최악이였다. 괜히 길 가다 만난 가이드한테 어디 숙소가 좋냐고 물어본 것이 화근이였다. 가이드는 미리 아는 숙소에서 음식과 방을 제공받기 때문에 그 숙소를 소개한 것이다. 내가 일일히 돌아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알면서도 그냥 따라간 것이 실수이다. 사실 마을에 도착하면 몸은 몸대로 피곤한데 일일히 찾아다니며 방을 확인하는 것이 꽤 번거롭다. 침대에서 물렸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아직 내 몸에 남아 있으면 꽤 피곤한 일이다. 입고 있는 옷가지와 침낭까지 한 번에 빨아야 하는데 이 산속에서 그러기가 쉽지 않다. 아! 계속 북북 긁어대는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이거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어제는 그래도 몇 명의 트래커들을 만났다. 산행 시작한지 6일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독일커플과 잉글리시 두명 그리고 가이드와 함께 한 미국인 한 명이다. 이 미국인이 웃기다. 처음 만낫을 때 내가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캐나다라고 했는데 식사시간에는 미국인이라고 한다. 아니 왜 아까는 캐나다라고 했냐고 물으니 글쎄 내가 마오이스트일지 몰라 그랬다나. 허걱!

미국은 네팔이 불안한 정치적 상황 때문에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로 활용되고 있다고 판단, 정부군을 지원하게 되는데 이는 미국인이 반정부군인 마오이스트들의 표적이 될까봐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러고 보면 미국인은 여행할 수 있는 나라가 꽤 좁아진다. 대부분의 중동은 아예 들어갈 엄두를 못 내는 셈이다. 이래저래 미국은 밉보인 나라가 많으니 그렇게 된 셈이다.


피상으로 들어가는 입구.
국왕이 올해 방문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가? 마을 입구마다 신경을 써 새로 단장을 했는데 오직 그 뿐이다.


피상의 윗 마을, 이제부터 티벳 분위기가 나기 시작한다.
피상은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나뉘어 진다. 원래 윗마을이 주인인 셈인데 트레일로부터 떨어져 있어 트래커들을 위해 아랫마을을 새로 만든 셈이다. 아랫마을은 새로운 숙소가 들어서고 전기도 들어오지만 윗마을은 어둡고 가라앉아 있다. 이곳 윗 마을은 아마 조금씩 사라질 것이다.

마을 자체가 꽤 어둡다. 비수기라 숙소의 절반이 문을 닫아 걸어 빈집이 되었는데 또 물어보니 근처의 사찰에 큰고승(라마승)이 방문해 설법을 한 다고 해 마을 주민들이 모두 거기 갔다고 한다.
체크인을 할 때 욕실도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이 숙소는 물도 아예 안 나온다. 숙소가 맘에 안 들어 아침 일찍 떠날 준비를 한다. 아니 빈대 때문에 잠을 설쳤다. 5시쯤 일어나 준비를 하고 6시 쯤 떠날 채비를 한다. 역시 오늘도 어제와 같이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보여준다. 이렇게 구름이 잔뜩 낀 날씨는 걷기에 좋지만 제대로 된 풍광을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이제 겨울옷으로 갈아입었다. 낮에도 바람이 불면 꽤 쌀쌀한 편이다.


홍데가는 길에서...이제 3000m를 넘은 셈이다.
2000m부터 나무들이 침엽수로 바뀌기 시작하고 3000m이상이 되면 울창한 숲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3000m까지는 계속 설악동 분위기만 보여 고만고만 한데 풍경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숲 대신 황량한 바위들이 보이고 조금씩 티벳고원 냄새가 난다고 할까? 길은 계속 계곡길을 타다가 잠깐씩 능선에 올라가기도 하고 그러면 주변이 넒게 펼쳐져 시원한 맛이 든다.


마낭으로 들어가는 입구
여기 안나푸르나는 토양에 석회가 많아 물이 모두 회색이다.

마낭은 이곳 안나푸르나 지역에서 가장 큰 마을 중의 하나이다. 저녘부터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고 우체국에 작은 병원, 그리고 환전소에 전화도 있다. 그런데 결국 비수기라 문을 다 닫아 걸어 버려 쓸쓸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두통이 조금씩 온다. 감기인가 싶었는데 감기는 아닌 듯 하다. 그럼 고산증 초기증상인 셈인데... 이제 겨우 3500m인데 고산증이 온 것인가? 티벳에선 4-5000m까지 쑤시고 다녀 여기선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산인가 보다. 어제 다른 트래커들이 두통을 호소할 때 난 티벳을 다녀왔기 때문에 문제 없을 거라 큰 소리를 쳤는데 그들로서 보면 쌤통인 셈이다. 다행히 큰 증세는 아닌듯 싶지만 앞으로 이틀간 2000m를 더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결국 여기서 하루 더 묵으면서 고도에 적응을 해야 할 듯 싶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에는 좋은 숙소를 얻었다. 방에 욕실까지 딸려 있는 가장 고급방을 얻었다. 그래야 1600원인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계란 후라이 하나도 방값과 비슷하다.^*^ )

아침부터 서둘렀더니 점심때에 숙소에 도착한다. 점심을 시켜 놓고 서둘러 샤워와 밀린 빨래를 해 널었다. 물도 충분히 따뜻하다. 점심으로 시킨 스파게티가 꽤 근사하게 나온다. 달군 철판에 알맞게 삶은 누들과 소스 그리고 피자치즈를 위에 잔뜩 올려 나온다.

주인한테 말한다. 방이 아주 좋고 물도 따뜻하고 음식도 내가 안나푸르나에서 먹어 본 것 중에 가장 훌륭 하다고..
그래서 난 지금 행복하다고....

 

 

<사진>마낭에서 묵은 숙소
카투만두에서 빌린 침낭이 보인다.
이정도면 꽤 근사한 편에 속한다.


숙소 창밖으로 가까이 뭔가가 보인다. 구름 사이로 문득문득 하얀 뭔가가 보이는데 빙하가 아닐듯 싶다.


히말라야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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