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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에는 베이스캠프가 없다.-There was no Basecamp at Basecamp


마차푸차레의 모습
네팔어로 마차푸차레는 물고기꼬리(Fishtail)라는 뜻이다.
포카라에서 보면 삼각형이지만 옆에서 보면 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는 물고기꼬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ABC에는 두 개의 베이스캠프가 있다.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와 안나푸르나 남봉 베이스캠프이다. 마차푸차레봉은 신성한 산이라 여겨 등반이 금지된 산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신성하지 않은 산이 어디 있겠는가? 1940년대 후반 러시아인들에 의해 초등이 시작되었다. 7000m가 안 되는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등반대들은 시도하는 족족 주검이 되어 돌아왔고 그 수가 40명에 이르렀다. 물론 그 중에 누구도 성공을 하지 못했다. 결국 네팔 정부는 이제 등반허가를 아에 내 주지 않게 되었고 결국 마차푸차레는 아무도 허락하지 않은 신성한 산이 되었다.

구름을 밑에 깔고 도도히 서 있는 히말라야 고봉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자면 저 위에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다. 어쩌면 힘들게 올라간 누군가에게 차 한잔 건네며 세상 밖의 또 다른 존재가 얘기를 건넬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왜 목숨을 걸고서까지 이곳에 왔습니까?"

"당신을..당신을 만나기 위해서 입니다. 뭔가를 뭔가를 물어보기 위해서지요..."

뭐 이런 선문답을 나눌지도 모를 일이였다.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근처부터 시야가 넓어진다. 이미 수목한계선을 넘었으니 시선을 가로막는 나무도 사라졌고 풍경은 어느새 티벳풍의 황량한 히말라야 고원의 느낌이 난다. 이제야 제대로 된 히말라야 속으로 들어 온 셈이다. 하지막 역시 이것을 보기 위해 몇 일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는 성질 드러운 놈이 살고 있다.
갑자기 구름이 밑에서 치고 올라오더니 어느새 구름속에 갇혀 한치 앞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숙소가 보인다.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자 그는 여기서 잘 거냐고 묻는다. 나는 잠시 둘러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자 그는 문을 꽝소리나게 닫으며 들어가 버린다. 인상이 맘에 안 든다. 문명 다른 숙소가 있을텐데 안개 때문에 시야가 막혀 오직 발 밑만 쳐다볼 뿐이다. 그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그가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곳에서 잘못 된 정보를 믿고 돌아다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결국 그 승질 드러운 친구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달라고 하자 그는 누워서 턱짓으로 메뉴판이 있는 곳을 가리킨다. 인상이 날카롭고 말투가 공격적이다. 거기다 사시인듯 계속 내 옆을 쳐다보며 대답을 한다. 나는 생각을 하다가 내가 묻고 싶은 것을 빙 둘려 물어본다.

"ABC에는 숙소가 몇 개나 있나요?"

"두개가 있지."

하지만 가 보니 결국 네 개인가 있었다.

"그럼 여기 MBC에는요?"

"하나가 더 있지."

여기도 세개 인가가 더 있다.

이제 그 하나가 어디 있는지를 묻기 위해 타이밍을 재고 있을 때 엉스가 반갑게 문을 열며 들어온다. '오빠 숙소가 저기 보여.' 나가자 거짓말 처럼 구름이 걷혀 바로 앞에 또 하나의 숙소가 보인다. 그걸 몰라 이런 곳에서 자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재고 있었던 셈이다.
다른 집으로 옮겨 슬쩍 물어본다.

"저 밑의 숙소스탭과 넌 친구니?"

그는 잠시 친구라는 말에 생각을 하다가 말을 잇는다.

"친구는 아냐, 원래 괜찮은 앤데 고르카 용병을 다녀 온 후로 애가 좀 이상해졌어. 근데 왜 물어?"

"아니, 좀 이상해서, 여하튼 친절한 친구는 아닌 것 같애."

"많은 손님들이 너처럼 그 친구한테 불평을 해."

숙소를 이곳으로 잡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없는 이 허허벌판 히말라야에서 그런 친구와 하룻밤을 보내긴 나도 싫다. 오히려 옮긴 이곳은 다른 곳보다도 서글서글하고 친근하다. 내친 김에 부엌도 빌린다. 라면스프를 넣고 수제비를 띄운다. 고도 때문에 갑자기 쌀쌀해진 저녘에 라면스프 넣은 수제비는 술술 넘어간다. 밤안개가 살짝 거치더니 달빛을 받은 마차푸차레가 뿌옇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숙소 뒤로 마차푸차레의 모습이 보인다.


운송을 기다리고 있는 헬기

봄에 사고가 생겼다.
늘 그렇듯이 무리하게 일정을 잡은 트래커가 심각한 고산증에 시달렸고 많은 비용을 무릅쓰고 ABC에서 구조헬기를 요청했다. 급하게 포카라에서 이륙한 렐기는 ABC 뒷켠의 헬리포트에 착륙, 트래커를 수송하기 위해 이륙했고 얼마되지 않아 정비불량으로 꼬리날개가 떨어져 나가는 심각한 사고가 생겼다. 방향을 잃은 조송사는 본능적으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연못으로 불시착을 시도했다. 다행히 불시착에 성공했지만 4000m가 넘는 연못의 수온은 얼음장같이 차가웠고 트래커들은 이번엔 동사의 위험에 처했다. 다행히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연못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트래커들의 고산증은 씻깃듯이 사라졌다는 후문이 있다-

희생자가 없자 이번엔 헬기가 문제이다. 다행히 큰 손상은 없지만 물에 빠진 헬기를 꺼내는 것은 장비 하나 없는 산 꼭대기에선 꼭 네팔이 아니더라도 힘든것이 사실이다. 결국, 마을사람들을 불러 양동이로 연못의 물을 다 퍼냈다. 행여나 비를 맞을새라 헬기를 포장하고 이제 헬기를 수송하기 위해 대형 헬기를 불러야 한다. 그것은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헬기회사에서 직원을 급파해 옆에 텐트를 치고 24시간 감시를 한다.

ABC에는 HBC(Helicopter BaseCamp)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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