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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웨이는 왜 샹그릴라를 떠났을까? -Why did Conway left Shangri-La?
Kathmandu(1337m)-Lukla(2840m)-Monjo(2835m)-Namche Bazar(3440m)


남체바자르의 저녁풍경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다. 질퍽한 몇 일을 뒤로하고 아침일찍 공항으로 향한다.운이 나빠 기상상태가 안 좋으면 아침마다 숙소와 공항사이를 반복해야 한다. 어제밤 비행기가 안 뜨면 다시 올께. 또 한 잔 해야지! 하고 헤어졌는데 비행기는 쉽게 이륙을 한다. 내심 하루쯤 연기되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익숙한 얼굴들과 시간들이 이제 그리워지기 시작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25인승 경비행기 창밖으로는 히말라야가 마치 지평선을 가로지르는 하얀 띠처럼 보인다. 저것을 기점으로 티벳과 네팔이 나뉘어 지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 중국대륙과 인도의 대륙판이 부딪혀 솟아오른 세계의 지붕이다. 지금도 간간히 안나푸르나에선 고생대의 화석이 발견되곤 한다.
바다에서 살던 생물체의 화석이다.

저 속에 파 묻혀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혼자 투벅대며 걸어가는 것이다.

나는 안다. 한 일주일 쯤 지나면서 미친듯이 도시가 그리워 질 것 이라는 것을...


카투만두 공항의 아침

카투만두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30분 남짓되어 쉽게 루클라 공항에 착륙한다. 활주로는 채 200m도 안 되어 보인다.

경사지에 활주로를 만들어 착륙시는 오르막길에 그리고 이륙할 때는 내리막을 이용해 최대한 가속도가 붙게 했다.

 

 

 

 

 

 

루클라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

루클라는 이곳 솔로쿰부(에베레스트지역)의 가장 활기찬 도시이다. 이 공항 때문에 물류와 사람이 시작되는 곳이다. 앞서 투벅투벅 걸어가자 몇 명이 따라 붙는다.
포터들이다. 잠시 그들의 단련된 근육과 내 배낭이 오버랩되지만 난 되었다고 손을 내 저으며 길을 나선다.

Tip. 에베레스트 트래킹시 포터를 구할려면 카투만두에서 구하지 말고 루클라에서 구하는 것이 좋다. 카투만두에서 구하면 포터의 루클라까지의 왕복 항공료를 부담해야한다. 단 루클라에서 포터를 구할 때 길에서 구하지 말고 루클라의 숙소에 부탁하자. 그리고 금액 또한 숙소 주인이 있는 곳에서 정확히 협상을 한다.

확실히 3000m정도에서 출발을 하니 산 한 복판으로 뛰어 들어 온 느낌이다. 아직까지 한 시간에 한 번씩 마을이 나타나며 길은 소박한 분위기로 이어진다. 오늘은 아에 어디까지 가겠다는 일정도 없다. 가다가 지치면 하루 묵어간다는 심정이다. 점심 때 마을에 들려 튀긴감자와 홍차 한 잔을 시킨다. 식당보다 주방이 따뜻해 옮긴다. 창고에서 감자를 가져와 장작을 지펴 압력밥솥에 삶은 다음 껍질을 까 다시 튀겨낸다. 생각보다 양이 많다. 알고보니 그들도 부엌 한 쪽에 앉아 먹는다.
내가 시킨 음식이 결국 그들의 점심 메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다음 부터는 물어본다.
내가 오늘 뭘 먹을 수 있니? 혹은 좀 더 친해지면 너는 뭘 먹고 싶니? 하고 물어보면 스텝은 한 두가지의 음식을 얘기하고 나는 그 중에서 하나 고른다.


낮잠 자는 아이

가는 도 중 길 위에 한 아이가 누워 낮잠을 청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도둑사진 한 장 찍자 부시시하고 일어난다. 나도 어디 양지바른 곳에 누워 한 숨 자고 싶은데 아직 그럴 여유가 없다. 그 아이가 부러웠을까? 아님 애처로웠을까? 가지고 있던 쵸코바 하나 나눠 먹으며 몇 마디 묻자 그는 영어를 못하는 눈치이다.

그래! 네가 영어를 할 수 있으면 그 무거운 망테기를 들고 마을을 해메지 않고 누군가의 배낭을 대신 짊어지고 좀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겠지. 그러면 자기가 얼마나 가난한지를 알고 또 욕심이 생긴단다. 그래서 삶은 공평한 것이란다. 날 보렴! 난 저 멀리서 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네가 사는 곳을 보기위해서 오지 않았니?

남체마을은 이곳 쿰부지역의 가장 큰 마을이다.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해 있고 매주 토요일마다 장이 서 현지 세르파들의 중심일 뿐더러 트래커들 또한 고도적응을 위해 이틀 씩 묵어가는 곳이다. 그리고 제한적이나마 전기도 들어온다. 운이 좋게도 내 방에 전기콘센트가 있어 물려봤더니 불이 들어온다. 그런데 1층 식당에는 배터리충전 1시간에 1500원이라는 표지가 붙어있다.

아침 저녁으로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낮에는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다. 틈틈히 양지바른 곳에서 소설이나 읽으면 좋겠지만 이도 짐이라 고르고 골라 딱 한 권만 가져왔다. 우울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슬픈 책을 읽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이 히말라야까지 그런 책을 가져올 필요는 없다. (누구냐! 이곳에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가져 온 사람이 ^*^) 책이 작고 가벼우며 그 배경이 히말라야이다. 거기다 묘한 상상력까지 가미된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이다.

아끼고 아껴 읽어도 이곳에선 금방 페이지가 넘어간다.
그런데 주인공 콘웨이는 왜 샹그릴라를 떠났을까?
더함도 덜함도 없는 완벽한 중용의 이상향 샹그릴라를 왜 떠났을까? 글에서는 청춘과 열정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짤막하게 소개되었지만 웬지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그는 샹그릴라를 다시 찾아 떠나고 마는데 과연 거기에 도착했을까?

우연히 이곳 지도를 보다 창그릴라라는 지명이 눈에 들어온다.
초라패스로부터 북쪽으로 5Km정도에 Changri-La(5812m)가 있고 다시 동쪽으로 2Km 정도에 Changri(6027m)가 보인다. -리는 티벳탄으로 산이라는 뜻이고 라는 고개를 말한다.- 혹시 이곳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책속에 등장하는 카라칼이라는 봉우리를 찾아보지만 이번에는 없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은 동북쪽으로 5Km 지점의 푸모리(7165Km)이다.

하긴 저자 제임스힐튼은 이곳 히말라야 근처에 와 본 적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꿈꿀 수 있다는 것은 여행자만의 특권이다.

그런데 콘웨이는 왜 샹그릴라를 떠났을까?


남체바자르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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