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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간다키를 따라 가다. Follow the Kalli Ghandahi river


카크베니에서 본 칼리간다키

안나푸르나의 우측에는 마르샹디강이 그리고 좌측에는 칼리간다키 강이 그 깊은 히말라야의 끝에서 부터 내려온다. 마르샹디가 좁은 산골의 계곡이라면 칼리간다키강은 폭이 수 킬로미터나 되며 네팔관광청 주장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깊은 협곡으로 말하고 있다. (중국관광청은 호도협이 세상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라고 주장하지만 말이다.)
길은 이 강을 굽어보며 절벽에 나 있지만 이곳의 백미는 강바닥을 천천히 걷는 것이다. 카크베니까지는 이 강을 따라 가면 되니 길을 염려도 없다. 주머니에 손 찔러 놓고 이어폰을 꼽아 흥얼흥얼 거리며 걷기에 딱 좋은, 오르막도 내리막도 아닌 최고의 길이다.
아니 음악이라도 듣지 않으면 휙휙 소리를 내는 바람소리를 헤치며 그 황량한 광야와도 같은 길은 걸어야 한다. 엉스한테 말한다.

"이런 길을 혼자 걸으면 말이지, 너무 외로워서 죽어버릴지도 몰라!"

그리고 이곳은 암모나이트 화석의 발견지로 유명하다. 4억년 전 고생대의 바다속에서 산 암모나이트가 무더기로 발견되는 곳이다.
가끔 귀 기울여 보면 그 황량한 바람소리 대신 4억년의 시간을 건너 뛴 파도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과연 이 암모나이트는 진짜일까?

네팔의 수수께끼 중의 하나이다.

진짜라고 치기에는 너무 싸며(돈 천 원 주고 어디 박물관에나 들어갈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역시 믿기지 않는다.) 가짜라고 하기에는 모양이 꽤 정교하며 모두 다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역시 심증은 진짜라는데 있다. 가짜를 만들더라도 돈 천원은 넘을 듯 하다.

관심있다면 아주 작은 것을 사 팬던트를 만들어 걸고 다녀도 좋을 것이다. 4억년의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다.

 

 

 

 

 

 

 

암모나이트를 파는 아주머니

한 번은 이 강을 건너 볼 생각을 한다. 깊이는 대게 종아리까지 올 만큼 낮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지금 해가 중천에 떠 있어 태양광 아래서는 20도까지 오르지만 이 물은 저 위의 빙하가 녹은 물이라 얼음장 같이 차다는 것을 말이다. 예전의 파키스탄 파수에서 이런 물을 건너다가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어 잔머리를 굴려본다. 조금이라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양말을 신은 채로 슬리퍼로 갈아신는다. 폭이 15미터 쯤 하는 얖은 개울이다.
물에 들어간다.한 방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다. 온 몸의 털이 쭈볏쭈볏 서며 식은땀이 쫙 흐른다. 밑에서부터 마비가 와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3분의 1쯤 걸어들어갔을 때 결정을 해야 했다.

좀 만 더 가면 개울의 중간이다. 갑자기 중간 쯤 건너가면 오도가도 못한 채 바닥에 주저 앉어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돌아오는 길을 힘겹게 택한다. 힘겹게 땅에 내 딛자 제 풀에 주저 앉어 버린다.

"함부로 이 강을 건널 생각을 하지 마라!"

곁가지를 쳐 샹이라는 작은 마을을 들려본다.
트래킹 루트로부터 조금이라도 떨어진 마을에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뜸하다. 그 흔한 숙소도 레스토랑도 차이 한 잔 파는 가게도 안 보인다. 대신 아주 오래전 부터 거기 있었을 것 같은 사람들의 모습만 보인다. 트래킹이란 어디를, 어느 높이까지, 얼마만에 다녀왔다고 남들한테 자랑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다음번부터는 한 두개의 마을을 고르고 오랫동안 머물면서 근처를 천천히 산책하듯 움직이는
트래킹이 아닌 여행을 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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